삶의 지도, 지금까지의 삶 돌아보기

글또 10기에 지원하면서 제 인생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적다보니 생각보다 적을 이야기가 많고 제가 훨씬 입체적인 사람처럼 느껴지네요! 혹시나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한 번 자신의 삶의 지도를 작성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던 성장기의 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유년기의 모습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무언가를 만드는 걸 참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블록이나 레고, 종이접기같이 뭔가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했고 언젠가는 초록매실을 만들겠다고 집 근처 매실나무에서 매실을 따서 칼질을 하다가 손이 다쳤던 것도 생각이 나네요. 이후 초, 중, 고를 나오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천연효모를 만들겠다고 포도를 옷장에 넣고 발효시키던 모습과 나무를 사서 톱질하다가 손바닥을 꼬맸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물의 퀄리티가 그렇게 좋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나름 열심히 뭔가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때 시도했던 여러가지 중에 아직까지 유용하게 쓰고 있는 기술은 요리인 것 같네요 ;D

[프로그래밍과 첫 만남]

제가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1학년때 과학선생님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 데리고 나가면서였습니다. 사실 그때는 너무 못해서 블록코딩으로 주어진 로봇을 앞, 뒤, 좌, 우로 움직여서 미로 통과하는 미션만 겨우 해내고 나머지 미션들은 거의 포기했었습니다. 🤣 그럼에도 이 경험이 프로그래밍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유는 이때부터 컴퓨터가 스타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 머신이 아니라 생산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 이후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늘어가서 중학교 3학년때 아두이노로 도어락을 만들어 무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님과 악수를 했습니다! (수상한 건 아니었고 박람회 같은 곳에 전시했던 걸로 기억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는 점점 커져갔고 언제부터인가 저는 제가 경험한 프로그래밍의 즐거움과 가능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프로그래밍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유용한 도구인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의 성장 공식: 커뮤니티를 통한 지식 공유와 성장]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프로그래밍 교육이 제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1학년때부터 지방의 중학교에 방문해서 5~6일 정도의 프로그래밍 교육을 기획해서 방학동안 캠프를 열거나 일산의 초등학교에서 주말마다 몇 주에 걸쳐서 교육하는 활동도 기획해서 운영했었고, 대학교 2학년때부터는 멋쟁이사자처럼이라는 비전공자를 위한 프로그래밍 교육 동아리에 들어가 회장, 운영진 등으로 활동하면서 웹 개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제로 교육도 진행하고 해커톤, 아이디어톤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렇게 프로그래밍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열정으로 시작한 활동들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제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바로 '나눔을 통한 성장'이라는 성장 공식을 발견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교육 활동을 하면 할수록,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 더 깊이 공부하게 되고,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제 지식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 중에 수백명 규모의 수강생이 있는 강의를 찍게 되는 등 예상치 못한 기회들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플러터라는 크로스 플랫폼 프레임워크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를 할 때도 이 성장 공식이 잘 들어맞았던 것 같습니다. 오픈 채팅방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올라오는 질문들은 공부해서 답변하고 모르는 건 같이 고민했고, 그 안에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같이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좋은 기회를 만나 졸업 전에 서버, IOT기기,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두 외주로 개발해보는 경험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우당탕탕 대학원]

처음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던 것은 웹 개발만으로는 경쟁력을 얻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후죽순 생겨나는 부트캠프들에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뒤쳐질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학교 2학년 2학기 말부터 학부 연구생 생활을 하다가 한 학기 일찍 졸업하고 대학원으로 진학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연구실 분위기가 너무 좋고 연구 주제도 재밌어서 좋았지만 중간에 현대자동차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메인으로 수행하게 되면서부터 연구실 내에서 비슷한 주제의 연구를 한 사람도 없어 도움받기가 어렵고 방향성도 계속 흔들리면서 연구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졸업은 무사히 했지만 졸업 이후에도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은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고민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졸업 이후, 플러터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인연들을 통해 여러 외주를 받아 일하고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메모어라는 회고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나'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다보니 결국 내가 원하던 건 연구원, 개발자 같은 직업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현재 나의 목표]

'내 서비스 개발'이 현재 제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단순히 기술적인 도전을 넘어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비스 개발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사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컸습니다. 이를 통해 제 제품을 널리 퍼트리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개발은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 이상의 과정입니다. 사용자 경험(UX) 개선, 문제 해결, 프로젝트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이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관련 업무들을 경험할 수 있는 회사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며, 미래에 있을 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개발하고 운영하는 서비스도 매우 재미있지만, 내 서비스를 출시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도록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작게나마 조금씩 개발을 진행하며, 길게 잡아도 이번년도에는 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과 성장을 통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