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로서 회사 생활 중 느낀 불안감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주변에서 얻은 조언과 인사이트를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들어가며
회사에 입사한 지 8개월이 지나면서, 업무에 대한 익숙함과 함께 막연한 불안감이 찾아왔다. 특히, 반복되는 이슈 처리와 해결 과정에서 '이렇게 계속해도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고자 시니어 개발자이신 개발전략실 이사님과 개발자는 아니지만 함께 일하고 있는 팀장님께 개인적인 성장과 회사일의 관계, 회사 생활 잘하는 법 등 조언을 구했다.
두 분 모두 친절하게 답변해주셨고 어느 정도 실마리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직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많아서 글로 정리하면서 생각을 좀 정리하려고 한다.
회사가 기대하는 내 연봉의 3배 가치, 나는 충분히 하고 있을까?
이사님과의 대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회사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직원이 받는 연봉의 2배, 3배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연봉에 대한 불만만 품었던 나는 이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한 번도 회사가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과연 회사가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묻게 된 순간이었다.
또한, 이사님은 생산성의 핵심은 짧은 시간 안에 팀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 단순히 오래 일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일은 아무리 많이 해도 결국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셨다.
이 대화를 통해 깨달은 점은 내가 회사와 고용주가 기대하는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불안감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불만을 느끼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회사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안주하지 말고 업무 범위를 넘나들며 확장하기
이사님과 대화를 통해서 깨달은 다른 교훈 중 하나는 업무 범위를 넘나드는 자세였다. 연봉대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맡은 일에만 안주하지 말고 업무범위를 넘나들며 내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다른 영역의 일을 침범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것이었다.
팀장님과의 1대1 미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자, 팀장님은 "잘하고 있는지의 기준은 자신이 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덧붙여,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 팀의 공백을 메우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예를 들어, 어드민 도구 기획에서 미리 사용성과 필요한 기능을 고려해 설계한 덕분에 팀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사례를 언급해주셨다. 기획자가 맡았어야 할 업무를 내가 먼저 해결했기 때문에 더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업무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인원이 적을 때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각자의 역할이 분명해질수록 아무도 맡지 않는 일이 생겨난다. 바운더리를 넘나드는 사람은 이 빈 공간을 자발적으로 메우고, 회사가 기대하는 이상을 충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성과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바운더리를 확장하며 노력하는 사람은 동료들에게 신뢰받고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 기억된다. 결국, 맡은 일에만 머무르지 않고 확장하고자 할 때, 나의 성장과 함께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인맥의 중요성과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이사님과 팀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인맥의 힘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커리어가 깊어질수록, 우리가 정말로 잘하는 분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때 내가 쌓아온 인맥은 그 한계를 뛰어넘어 줄 중요한 자산이 된다. 인맥은 단순한 인간관계를 넘어, 나의 성장을 도와주는 중요한 정보와 기회의 창구가 될 수 있다.
예전에 회사의 주니어, 중니어, 시니어 분들에게 "처음 보는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시니어 분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있는 제 지인들에게 질문을 던질 것 같다"고 했다. 책이나 인터넷에 있는 일반적인 정보보다, 그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의 조언이 훨씬 더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답변은 내게 인맥이 문제 해결의 비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지만 인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팁이 필요하다. 먼저, 전문가에게 접근할 때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질문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 기능을 구현할 때 성능 최적화 측면에서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까요?"와 같이, 문제 상황과 필요한 조언을 분명히 설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더 쉽게 상황을 이해하고, 정확한 조언을 줄 수 있다.
또한, 전문가를 멀리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회사 내에도 뛰어난 전문가들이 많다. 최근에 쿠팡에서 정산을 오랫동안 맡아온 분이 우리 회사에 합류했는데, 그분께 커피 한 잔을 제안하며 자연스럽게 정산에 관한 궁금증을 물어볼 수 있다. 회사 안에서도 용기를 내어 대화의 문을 열면,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주변에 주니어들이 많아 인맥의 중요성을 크게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나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동료들이 시간이 흐르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은 마치 복리효과가 쌓이는 것처럼, 그 가치가 점점 커질 것이다. 앞으로 이 복리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무리
이 글을 쓰면서 회사 생활에서 느꼈던 불안감과 내 성장과 회사일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많고 언제든지 내가 용기내어 손을 내민다면 기꺼이 도움을 주실 분들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내게 주어진 것에 불평, 불만만 할 게 아니라 내가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 결국에는 나의 성장과 직결되는 것이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도 생각보다 훨씬 훨씬 큰 자산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동료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게 너무나 기쁜 일이고 이미 나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앞으로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아직은 조언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는 아직은 좀 막막한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아래와 같은 2가지 액션 아이템을 먼저 시도해보려고 한다. 아자 아자 화이팅!
월간 업무 돌아보기: 매달 말,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나 업무를 돌아보며 내 업무 범위를 어떻게 확장했는지와 더 나아갈 수 있는 영역이 있는지 정리해보기
월 1회 사내 커피챗: 회사 내에서 관심 분야의 시니어나 다른 부서의 전문가 분을 한 명 정해 월 1회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 가져보기